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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1998.10.21] 벌크라는 상품

tware 2005. 6. 10. 10:00

 

소매 제품과 벌크 제품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PC 관련 제품, 특히 구성 부품이라는 각종 보드나 카드 종류는 3종류의 상품이 존재한다. 소매 제품, 벌크 제품, 그리고 정크 제품이다. 소매 제품이라는 것은 꾸며진 상자에 설명서나 메이커의 보증서가 첨부 된 패키지 제품.

 

 어떤 제품이라도 카탈로그 한쪽 구석에 반드시 "본 제품의 사양은 예고없이 변경 될 수 있습니다" 라는 설명문이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엄밀하게는 실제로 판매되는 상품의 사양은  누구도 보장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메이커가 발표하는 사양 (기능이나 성능)에 가장 충실한 것이 이 소매품으로 너무도 현저한 하자가 있는 경우는 당연히 반품이나 환불이 문제가 된다. 동작하는 것은 물론, 일정한 사양을 충족, 고장때의 수리, 문제가 발생한 경우 지원 등 각종 보증이 첨부된 패키지가 소매품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보통은 "상품" 이라 하면, 이 소매제품을 가리킨다 (PC 부품 이외에는 소매품 이외의 상품이 공공연이 유통되는 것은 드물다).

 

 다음 벌크 제품이라는 것은, 위의 리테일 제품에서 꾸며진 상자, 보증서 등을 뺀 형태로 판매되는 상품을 가리킨다.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하얀 상자에 담겨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 탓인지, 흰색 상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소매 제품에 번들되어 있는 서드파티 소프트웨어가 벌크 제품에는 첨부되지 않은 것도 드물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증서가 없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메이커의 보증이 없다. 그 대신 가격이 싼 것이다.

 

 

벌크 상품이 생기는 과정

 

 

 벌크제품의 좋고 나쁨을 생각하기 전에, 우선 왜 이러한 상품이 존재하는지 부터 생각해 보자. 그렇게 벌크 상품이 생기는 과정을 알면, 그 장점, 단점도 저절로 보이기 때문이다.

 

 원래 벌크 제품이라는 것은 OEM 공급 후에, 자사 브랜드 제품으로서 판매하는 것을 전제로, 메이커 쪽에서 불필요한 번들 제품을 없앤 형태로 대량으로 납품한 것을 가리킨다. 벌크 (Bulk)의 어원은 여기에 있다. 즉, 비디오 카드 메이커인 A 사가, PC 메이커 B 사의 PC에 도입하는 것을 전제로, 비디오 카드를 몇천개 단위로 납품하는 것들이다. 그런 이상, 이 비디오 카드에 A 사의 보증서는 필요 없다. 라기 보다 PC를 구성하는 부품마다 보증서가 다르면, 지원을받을 때 귀찮을 수 밖에 없다. PC로 판매한 B 사가 일괄적으로 돌보는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 (모든 완제품의 각 개별 부속품은 완제품 회사에서 AS를 받는게 정상이죠. 대기업 A PC에  k사의 HDD가 있고 고장이 났다면 대기업에 A에 가서 AS를 받는거지..  HDD 제조사 K사에 가서 HDD 수리해 달라고 할 수가 없죠.  K사가 안해 줍니다. K사는 소매용으로 판것만 해주죠. 애초에 이렇게 납품한 물건들은 가격도 훨씬 싸게 공급하죠. 또 보증 기간도 짧은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완제품 사인 A 사가 전체 PC로서 AS기간을 따로 책정하구요. 요즘은 좀 예전보다는 적은데, CPU 같은 경우가 박스없고, 쿨러도 없고 이런 상품들이 돌아다니는게 꽤 많았죠. 이런 경우도 박스 정품은 3년 AS인데, 벌크 (트레이) 이런 제품들은 1년 AS죠. 모 이런 경우도 어떤 특정 유통사가 우리는 조금 더  해주겠다 이럴 수도 있겠지만.. 통상 정품보다는 짧죠.)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본래 B 사에 거둬졌을 비디오 카드가 시장에 유통되었다. 예를 들어 B 사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비디오 카드가 구 세대 제품이 되어서 B 사에게 가치가 없어진, 또는 대량으로 매입 지나치게 과잉이 됐다 와  같은 이유로, B 회사가 몰래 시장에 방출한 것이다. 이렇게 시장에 나온 제품은 당연히 A 사의 상자나 보증서가 있을리가 없다. A 사는 B 사가 지원을 책임지는 전제로 소매 제품보다 저렴하게 B 사에 제품을 판 이상, 당연히 이러한 제품을 보증하지 않는다. B 사도 몰래 시장에 내놓은 이상, 그런 제품들은 모르는 것이 된다.  뭐, 이것이 벌크 제품 패턴 1로 불러야 할 것이다.

 

 OEM 공급을 받은 쪽이 방출하는 것이 있듯이, 같은 일을 OEM 공급원이 (제조사) 하는 일도 있다. 예를 들어, B 사에 OEM 공급하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B 사에서 발주량이 줄었다, 또​​는 B 사와 같이 C 사에도 공급할 예정이었다가 취소되어 버린, 등 이유로 A 사가 안은 재고를 시장에 흘리는 경우 등이다. 이 OEM 붕괴라고 말할 그러한 메이커가 방출하는 패턴을 벌크 제품 패턴 2라고 부르자.

 

 또 본래는 소매품으로 판매 할 예정이었던 제품이 생각 보다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는 것도 있다. 이것을 소매 제품인 채로 저가로 팔면, 소매제품 전체의 가격이 붕괴되므로, 일부를 벌크로서 상자나 소프트를 제거하고 저가에 판매한다, 라는 것도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벌크 제품 패턴 3으로 한다.

 

 이상의 3 패턴은 비교적 오래전부터 자주 있던 말하자면 고전적인 벌크 제품의 패턴이다. 그러 최근의 벌크 제품 중에는 분명 이러한 고전적인 벌크 제품과는 다른 것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발매된 정도의 칩을 채용한 벌크제품의 확장 카드라는 것은, 고전적인 패턴에서는 좀처럼 설명이 어렵다. 재고란 것은 어느정도의 시간이 경과했기 때문에 처분할 재고 인 것이지, 신제품 이라면 앞으로 얼마든지 판매 기회는 있다. 그렇게 서둘러 처분 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패턴의 벌크 제품

 

 

새로운 패턴의 벌크 제품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벌크 제품으로 시장에 내기 위해 만드는, 말하자면 확실한 벌크 제품이다 (할인판매 전용으로 만들어진 제품과 비슷하다. 국내에서도 대형 할인매장 전용 가전 제품이 나오기도 했죠. 싸기도 한데 약간 기능이 축소된 제품 입니다.). 하지만 왜 소매 제품보다 저가로 팔지 않으면 안되는 벌크 제품을, 최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여기에도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칩의 개발이 늦어져서, 시장에 내놓게 된 때에는, 이미 기능이나 성능이 시대에 뒤떨어져 버린 경우 등이다. 개발 제조한 이상 팔아야 하지만, 소매제품으로 라이벌과 비교되는 것은 괴롭고, 또 그러한 제품의 사용자 지원을 오래도록 짊어지는 것은 오히려 불리하다고 판단한 경우, 최초부터 벌크 제품으로 흐르게 된다. 이를 벌크제품 패턴 4라 한​​다.

 

 칩의 스펙으로는 결코 나쁘지는 않지만, 기능을 도입이 지나쳐 수율이 나빠지는 것도 있다. 수율의 좋고 나쁨으로, 완성된 CPU에 400MHz, 350MHz, 300MHz 라는 일종의 순위가 생기는 것 처럼, CPU 이외의 칩도 당연히 수율의 좋고 나쁨이 생긴다. 예를 들면, 원래는 100MHz에서 작동할 칩인데, 1장의 실리콘 웨이퍼에서 취하는 칩 중 50%는 100MHz로 동작하지만  30%는 90MHz로, 나머지 20%는 80MHz로 밖에 동작하지 않는, 이렇게 일어날 수 있는 얘기이다. 이런 경우 100MHz에서 제대로 동작하는 칩은 당연히 소매 제품으로서 가장 높은 가격 (가장 큰 이익)이 붙는다. 하지만 남는 절반의 칩을 버리면, 칩의 단가는 2배로 뛰며, 카드 가격에도 반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을 막기 위해 처음부터 90MHz 버전의 칩과 80MHz 버전의 칩을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벌크 제품의 카드를 기획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100MHz를 소매, 90MHz를 정말 OEM에 출하하는 OEM 버전에, 80MHz를 벌크 제품에,라고 할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벌크 제품은 당연히 소매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데, 일반 사용자는 같은 카드는 1 장 밖에 없는 것이 보통. 소매 제품과 벌크 제품으로 성능을 비교하지 않는다. 잡지나 인터넷에서 소개되는 벤치 마크 데이터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의 데이터가 다르더라도, 성능 차이를 낳는 요인은 카드 이외에도 많이있다. (CPU가 다르던가, 벤치마크 옵션이 다르던가, 게임의 벤치하는 장면(장소)가 다르던가..) 통상은 느끼지 못하고 끝난다. 이러한 수율에 의한 의도적인 벌크제품을 패턴 5라 하자. 이 패턴 5의 응용편? 으로서 초기단계 샘플 칩을 사용한 카드를 벌크 제품으로 흘리는 방법도 있는데, 사양에서 뒤떨어지는 하드웨어를 무보증, 무지원 조건으로 판매한다는 점에서 패턴 5와 같기 때문에 구별하지 않기로 한다.

 

 벌크 제품의 또 하나의 패턴은, 사실상 소매품이 원래 존재하지 않는 상품이다. 예를들면 아주 보통의 2모드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는, 애초 메이커 (티악,Mitsumi, 소니 등 제조업체)에 의한 소매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OEM에서 보증을 붙여 파는 공급처도, 현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가격이 2,000엔 정도에 용도가 확실히 정해진 제품에는, 1년간의  보증이나 사용자 지원은 거의 필요 없다. 소비자에 있어서 소매품일 필연성이 거의 없는 것이다. 이유는 어쨌든 이러한 원래 소매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벌크 제품 패턴 6으로 하기로 한다.

 

 

벌크 제품의 위험성

 

 

필자가 구입한 소매 버전의 Viper V550 AGP

브라켓 부의 커넥터는 위가 VGA, 아래가 TV 출력 (S 단자만. RCA 핀 잭으로 변환 케이블 첨부). 가장 아래는 TV 입력 용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옵션을 갖춘 제품은 발표되지 않았다.

 

 

벌크 버전 Viper V550 AGP
현재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은 이쪽의 벌크 버전. NLX에 대응한다.


 물론 이 외에도 벌크제품이 등장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생각되는데, 주요한 것은 대략 이런 것이다. 문제는 벌크 제품을 사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 라는 것이다. 위의 패턴 중 사서 틀리지 않은 안전한 것은 패턴 3과 패턴 4인데, "맛" (성능,기능) 이라는 점에서 패턴 4는 조금 맵다.

 

 언뜻 보면, 패턴 1이나 2도 안전한것 같은데, OEM 버전과 소매 버전은 사양이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사진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의 Viper V550의 AGP 버전인데,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벌크 버전 Viper V550 AGP와는 분명하게 기판이 다르다. 전자가 ATX 폼 팩터에 TV 출력을 지원하는 반면, 후자는 NLX 폼 팩터에 TV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다. 사용되는 메모리도 전자가 사이클 타임 7ns SDRAM, 후자는 사이클 타임 8ns의 SDRAM이다 (다만 현재 출하 된 RIVA TNT가 90MHz 제품임을 생각하면, 아마도 메모리의 차이에 의한 성능 차이는 없다. 또 벌크 버전 Viper V550가 위의 특정 패턴에 해당한다고  여기에서 단정하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 벌크 제품과 소매품이 "물건"으로서 다를 수 있는 것을 보여기 위한 사례로서 이용한 정도로, 다른 뜻은 없다. 실제로 필자는 벌크 버전 Viper V550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할 수 없다). 이러한 것으로, 패턴 1이나 2도 위험은 높지 않지만 100% 안심이라고 말할 수 없다.

 

 패턴 5에 관해서는, 상당한 위험이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벌크품을 패키지를 간소화한 염가판으로 단순히 믿고 구입하는 것이라면, 그만두는 쪽이 좋겠다. 만일 구입 후 느꼈더라도 벌크제품은 메이커 보증이 없기에 어떻게 말해도 쓸데없다. 남은 패턴 6은 소매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필요하면 구입도 어쩔 수 없다.

 

 구매 측에서는, 벌크제품의 진정한 문제는, 특정 삼품이 어떠한 이유에서 벌크 판매되게 이르렀는지 경위를 모른다 (위의 어떤 패턴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패턴 3이나 6이라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으면 모를까, 그다지 벌크 제품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필자도 일부러 Viper V550 AGP 미국 소매 버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거의 벌크 제품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뭐, 여기에는 직업상, 실측한 벤치마크 데이터 등을 발표 할 때 사양이 보장되지 않는 벌크 제품은 데이터의 측정 조건을 명기 할 수 없다는 사정이 얽혀 있는데). 특히 스펙에 집착하는 사용자는 벌크 제품에는 스펙에 관한 보장도 없는 것을 잘 기억해 둬야 한다. 벌크품에 있는 보증은 판매점에 의한 동작보증 정도로 각오해 두는 편이 좋다. 이 판매점에 의한 동작 보증조차 없는 상품이, 제품 3 분류의 남은 하나, 정크 제품이라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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